내발자국[동호회]

[대쪽 부러진 생] 편지

松巖 1995. 2. 16. 09:05


제 목 : !! 돌아봄1


차마 밀주(密酒)건만 이런 곳의 맛을 키우는 막걸리에 시큼한 파김치
라도
냉큼 집어먹는 맛이란.. 갑작 내 자신을 잊게라도 하듯 `거억'소리가 밀려 튄


빼 마른 이 몸에도 뜨거운 햇살은 하나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곳을 놓
지도
않고 쏘나 보게된다. 나무 나무 사이로 내미는 빛은 이리 흔들리며 있고 나는
나의
머리세포 세포 사이로 궤뚫는 "너 안녕"이 하루마다 맘을 뒤로뒤로..궁금하
구나.

밤은 밤으로
그냥 그렇게 달을 달고 별을 내고 간간히 시커멓게 지나는 구름쪽이
금시라도
깨질 것같은 불안을 낳고,
낮은 낮으로
그냥 그렇게 해를 낳고 나무를 내고 보기 싫은 이 인간의 생활을 내
뱉고
어디서라도 칼을 가는(누구를 향하는 ...?)소리가 아련에서 뚜렷으로 잉태된
다.

할미꽃 피어 저마다 숙인 아래쪽은 어내 님의 주검인가 ! 한 고이
누우신
님의 죽엄같은 고요한 재생(再生)은 부러우리라. 나도 누워 오가는 이의 눈시
울에
젖어 보기를 하고 싶고, 차마 발길에 채이는 꽃무덤이되리라도 모두 다 내 탓
으로
돌이킬 수 밖에 없는 주검이 항상 흐르는 듯..

모태(母胎)로부터 죄로 인한 삶때문에 벌써 먼 때로부터 이미 다다른
이앞
까지 수천의 생명이 내 야비한 발길에 채이어 원망의 겨를도 없이 가건댄,전
생(前生)
의 죄(罪),이승의 죄,죄,죄의 인간으로 갖은 수단으로도 생(生)은 나에게 목
적할
가치도 없으련다.
"왜 사는가 ?"
"기다림으로."
`피식'하고 내 뱉은 말에 뼈도 없이 믿지도 않는 人間아 !
말[言]은 많아서 그안에 비치는 욕도 많으련데 다 모든 욕지거리를
'人間'
두 글자 앞에 세우련다.
"왜 사는가 ?"
6.25 기념관 구석의 판넬 전시 사진---
때묻은, 누렇게 바랜 세월만큼 그런 사진---

죽엄앞에 두려운 인간아,메어달린 수백의 족속아 !
실려가는 기차는 기적도 없이, 그 짧고 값진 고교때 가본 155마일 선상에서
피를 묻힌
몸으로 서 있는데,산 이가 죽은 이에게 무어 말할래. 가슴아프다.

지리고 지려 이젠 더운 피라도 쏟아 그만큼만 가베워 지고 싶다. 하
지만
차라리 거기서라면 웃것다. 네앞...

가슴이 더욱 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