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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사말 `고맙다`

松巖 1998. 7. 13. 21:53

영국(미국)의 '댕큐', 프랑스의 '메르시', 이탈리아의 '그라치에',
스페인의 '그라시아스', 독일의 '당케', 덴마크의 '타크',
러시아의 '바리쇼에 스파시보', 중국의 '셰셰', 일본의 '아리가도
고자이마스' .... 우리 나라는 ?
각국의 인사말들인지 아시나요 ? 모른다구요 ? 괜찮아요.
우리말도 아닌데 꼭 알 필요는 없지요. 우리말이나 바로
알아둡시다.
모르면 모르되 '고마움'을 뜻하는 이 같은 인사말을 통하여
우리는 그 민족의 정감이나 정서를 읽을 수 있으니, 한 보기가
프랑스의 '메르시' 로, 이는 '은총', '자비' 란 '머시(mercy)' 와
같은 뜻으로 상대방의 복을 빌어주는 말입니다.
우리의 인사말인 '고맙다' 는 우리 겨레의 깊은 정이 담겨
있는 말입니다. [지아비 밭 갈러 간 데 밥고리 이고 가,
반상을 들오되 눈썹에 마초이다. 친코도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르실까]란 시조가 있습니다. 아마 제가 고등학교 때 배운 것
같은데... 이는 조선 중종때 학자였던 주세붕 선생이 읊은
오륜가의 하나로 부부 유별을 노래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조의 종장인 [친코도...]는 [친한 분이면서도
존귀한 분이시니 남편은 공경해 모셔햐 할 손님과 같다] 란
뜻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쓰인 '고마오시니' 를 '고마우신 이'
의 뜻으로 참고서에 나와 있는 뜻풀이는 잘못입니다. 응당
'존귀하시니' 로 고쳐야 하겠지요.
옛말의 '고맙다' 는 '존귀하다, 공경하다' 란 뜻으로, 이는
'공경' 을 뜻하는 '고마' 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또 '고마' 에서
생긴 말로는 '높이다' 나 '공경하다' 란 '고마하다' 란 동사가
있었으나, 오늘 날에는 '고마워하다' 가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옛날의 '고맙다' 는 오늘날에는 '은혜나 신세를 입어
마음이 뜨겁고 즐겁다' 란 뜻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18세기부터의 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고마움' 은 시선(施善)이나 자혜(慈惠)가
아닌, '공경' 과 '존귀' 에 대한 정감이 바탕이 된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하다' 란 한자어보다는 우리 모두 즐겨 썼으면 하는
'고맙다' 란 우리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란 말을 많이 많이 써 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한글 사랑입니다.


자료제공: 숲속의 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