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발자국[동호회]

[기사] 인터넷 정보엑스포 기업들 외면

松巖 1996. 6. 18. 09:47
제 목 : [정보통신] 인터넷 정보엑스포 기업들 외면

신기섭 기자

 인터넷을 통한 가상 박람회 `정보엑스포'가 국내 업체들로부터 외면당
하고 있다.

 10일 정보엑스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박람회 공식 참여기관은 한국통신
·데이콤 등 8개 기업과 4개 언론사에 지나지 않는다. 후원기관도 아이네
트기술과 한국이동통신 등 두곳뿐이다. 이는 애초 목표인 공식 참여기관
30여개, 후원기관 30여개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말부터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우리나라 문화와 기업을
소개하고 국민들의 정보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올 한햇동안 열리는 가상
박람회인 `인터넷엑스포'(국내에선 `정보엑스포'로 부름)의 국내 전시관
구축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통신·컴퓨터 업계 인사 등
으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기념행사를 벌이는 등 관심
끌기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기업들이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
다. 공식 참여기관은 1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후원기관은 3천만원을 내야
하는데, 웬만한 기업들이 선뜻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철수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사회적으로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
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의 경영진은 선뜻 투자하려 들지
않는다”며 “적은 돈으로 전세계에 자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
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여러 언론사에서 앞다퉈 벌이는 인터넷
사업에 후원을 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정보엑스포에는 참여할 여력이 없는
것도 한가지 이유”이라고 지적했다.

 정보엑스포가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통신망 확대 등 준비 소
홀도 한몫한다. 한국통신이 정보엑스포를 위해 특별히 설치하는 한-일 초
고속 광케이블망이 박람회 시작 6개월여만인 7월에야 개통될 전망이다.
사업 추진을 서두르다 개막에 맞춰 통신망을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없거나 인터넷 이용에 서투른 사람들을 위한 공공이용시설 설
치도 부진하다. 애초 다음달까지 전국 1백여곳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7일 경기 광명시청에 1호점을 설치한 것이 고작이다.

 이렇게 관련 시설 설치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자금부족이다.
애초 대부분의 자금확보를 참여기업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으나
, 참여기관이 적어 자금이 마련되지 않다 보니 악순환만 거듭한 셈이다.

 그렇다고 참여 업체들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인터넷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열린 가상전시관은 모두 73개로, 이 가운
데 기업홍보용 기업전시관, 한국전산원·대검찰청·대구광역시 등 10곳이
참여한 공공전시관에는 눈길을 끌 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 주제전시관에
도 눈길을 끌 만한 것은 `가상재즈축제' `한국의 김치' `3차원 수족관'
정도이다.

 이 때문에 정보엑스포는 개막 초기의 요란한 선전과 달리 `적막한 행사
'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