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2. 26. 15:25
내발자국[동호회]
경영과 컴퓨터 1997년 3월호 <정은아 기자>
제목 : [집중탐구] 의사결정 지원하는 조력가
정보검색사의 세계
"의사결정 지원하는 조력가 정보검색사의 세계"
- 화려하고 매력있는 직업 인식 뒤에
가려진 고뇌도 만만찮아
정보 가치가 급부상하는 것에 비례해 정보검색사의 주가
역시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고소득, 재택근무라는 매력 때문
에 누구나 선호하는 직업 1순위로 랭크돼 있다. 그러나 겉으
로 보이는 정보검색사의 화려함 이면에는 끈질긴 노력과 자
기연마라는 힘겨움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야누스
적 모습의 정보검색사 세계를 파헤쳐본다.
기업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기. 치열함 속에서 살아남기 위
해서는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동시에 번뜩이
는 아이디어로 신규아이템을 찾는 것이 해법이다.
여기서 핵심 관건은 정보력. 얼마만큼 따끈따끈한 정보이
고 냉철한 시장 판단력을 갖춘 정확한 정보인지가 기업생존
을 가늠하는 척도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정보를 손에 쥐고
흔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보검색사가 그들이다.
하루일과 바쁘다 바뻐
정보검색사 H씨.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커텐을 열어젖힌다. 간단
한 아침식사와 커피 한 잔, 그리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신
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가 보는 신문은 줄잡아 10
개. 국내 종합 일간지는 물론 전문지와 영자신문까지 두루
섭렵한다. 정보라면 어떤 종류이건 가리지 않고 섭취해야 한
다는게 그동안 터득해온 진리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가리켜
정보킬러 라 부른다.
8시 30분. 사무실에 도착해 컴퓨터를 부팅시킨다. 컴퓨서
브, MCI 등에 접속해 전자메일을 체크하고 답변을 보낸다.
이후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루 일과를 체크해 본다.
방문객은 없는지, 방문하기로 약속한 곳은 없는지 알아보고
확인전화를 건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시장조사 프로젝트와 관련,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최종적으로 몇가지를 확인하고는 전자메일로 답
변을 보냈다. 한 의뢰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 5년간
정보산업 분야의 발전상황을 조사해 달라고 문의한 사항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돼 있는지 혹시나 하는 전화였다.
고객에게 오늘 저녁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안심시키는 한편
데이터베이스로 접근해 들어갔다.
점심시간. 비즈니스 위크와 타임지, 뉴스위크를 읽으며 점
심식사를 한다. 다음 주 동호회 세미나에서 발표할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정보 검색사에 대한 강
연이다.
나른해지는 오후시간. 이맘때면 그는 상용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최근 업데이트된 내용을 조사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뭔가 새로운 것을 접하다 보면 졸음도 달아나기 때문이다.
절친한 고객으로부터 급히 방문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촌각
을 다투는 사내 극비 프로젝트라며 인공 감미료에 대한 자료
를 검색해 달라는 것이다. 사무실로 돌아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이후 메일로 전송했다.
저녁 퇴근시간이다. 우선 정보산업 관련 자료를 정리해
발송했다. 그러나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일단 의뢰사
항을 분석하고 각각에 대한 접근방법, 검색식들을 작성한다.
복잡한 프로젝트일수록 차근차근 매듭을 풀어나가야 한다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이것이 H씨의 검색비결인지도 모른다.
저녁식사도 잊은채 일에 몰두했다.
집에 돌아온 것이 10시. 늦은 식사를 하고는 컴퓨터에 접
속했다. 인터네트와 상용데이터베이스를 번갈아 검색하면서
늦은 시간에 접속할 경우 요금 할인 정책이라는게 다행이라
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자정이 넘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
었다. 오늘 계획한 것은 거의 했지만, 마지막 프로젝트 하나
는 눈꺼풀이 무겁게 짓눌러 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 오
늘 일은 내일로 미루지 않는게 그의 신조지만, 어쩔 수 없이
내일로 제쳐두었다.
정보검색은 자기와의 전쟁. 이상은 일반적 정보검색사의
하루다.
정보검색사는 잡지와 책, 신문같은 정보공급원을 흡수하
고, 의뢰사항을 접수하며 인터네트와 데이터베이스를 샅샅이
뒤지느라 하루를 보낸다. 화려하게 보이는 정보검색사도 실
제는 이런 힘겨운 일의 반복인 것이다. 정보검색을 의뢰하기
위해 직접 방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화를 통하는 것이 대
부분이다. 전화로 인터뷰하면서 이미 정보검색사의 손은 키
보드 앞에 놓여 있다. 질문에 적합한 데이터베이스 명령어를
키보드에 두드리며 검색에 들어가는 것이다. 정보검색사라면
실제로 검색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화 과정에서 도출할 수 있
는 결과 형태를 생각하고, 검색 플로우차트가 머리 속에 그
려져야 한다. 상대방과 의견을 교류하면서 검색에 들어가야
후에 다시 전화하며 질문 내용을 번복하는 번거로움을 최소
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검색사는 신속한 기업 의사결정을 지원해 주는 후원
자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말하는 이상으로 숨겨진 의미
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혹자는 정보검색사를 영업
맨에 비유하기도 한다. 제품을 구입하도록 장황한 설명을 하
기이전에 구매하려는 사람의 욕구를 주의깊게 듣는 자세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영업맨이라면 고객의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
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성공적인 영업을 하려면 일단 상
대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수. 정보검색사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그 분야에 대한 기본적
인 이해가 밑바탕돼야 한다. 물론 정보검색사가 모든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는 전문가일 수는 없다. 특히 그것이 깊이
있는 정보를 요하거나, 신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방향을 설정
하는 것 자체도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정보검색사라면 어떤 분야에서건 반전문가는 돼야
한다. 일단 프로젝트가 떨어지면 정보검색사들은 관련된 자
료를 모두 수집하고, 정답을 가려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전
문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연히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례로, 고무산업에 진출하고 싶어 시장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담당하는 업체와 관련자, 회의 및 세미나
자료, 국내외 시장 동향, 국내 수출입 현황, 발전도, 기술적인
진척도, 국내외 기술격차와 해결방안 등 전분야에 대한 정보
를 수집하면서 나름대로 공부하는 선행작업이 없다면 단지
수박 겉핥기 밖에는 되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검색기술과
데이터베이스가 나날이 소개되고 있고, 검색에 필요한 스킬
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또 정보검색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전반의 흐름에 대해서
는 누구보다 박식한 전문가여야 한다. 정체 라는 단어는 정
보검색사에게는 그야말로 쥐약인 셈이다.
이처럼 새로운 지식을 추가하면서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발전이 수반돼야 하는 직업이 정보검색사다. 정보검색은 다
름아닌 자기와의 전쟁 인 것이다. 원하는 정보를 어느 기간
까지 검색해 결과를 알려 주겠다는 것은 고객과의 약속이지
만, 일단 이것을 수행하는 전체 과정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
임이다.
때문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공부 일 수밖에 없고,
대부분 하루 일과가 국내외 뉴스를 검색하거나 신문을 보는
데서 시작된다. 신문 숫자만도 굉장하다. 적으면 7개, 많게는
15개까지 신문을 탐독한다.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정도. 프로
젝트때문에 바쁠 경우에는 식사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읽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러 자가 운전 대신에 지하철을 이용하
는 검색사도 있다. 그의 의견을 빌리자면, 지하철은 그에게
있어 마음놓고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로서 한몫 톡
톡히 한다는 것이다.
"정보검색사는 한마디로 탈렌트여야 합니다. 정보 의뢰는
어떤 정해진 분야, 자신있는 분야로 국한해서 들어오는게 아
니니까요. 때문에 다방면에 대한 기본 지식은 필수죠. 비록
의뢰를 받을 때는 미비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검색을
끝내고 결과물을 제시할 때는 의뢰한 사람을 리드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로 변해 있어야 합니다." 장미디어인터랙티브
박미란씨의 말이다.
-단순 정보전달자 취급땐 후회도-
정보검색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정해진 시
한까지 요구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여러 방면에서 검색식을 입력해
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 잠을 자며 꿈속에서조차 프로젝트
를 걱정하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결국 며칠 밤낮을 투자하며
정보검색에 매달렸지만, 도출된 결과물은 투자에 비해 형편
없다. 이처럼 답안이 제시되지 않거나, 보고 내용이 소량일
경우 기분은 참담하다고 한 검색사는 토로했다.
"작년 여름 이구아나를 수입하려는 업체가 있었죠. 그래
서 수입처를 알려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조사해본 결과
이구아나는 천연기념동물로 지정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데이터베이스에 불법으로 규정된 대량유통 방법이 나와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한 정보검색사의 경험담이다.
결국 원하던 정보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한두달
가량이 지난 이후 남대문에 이구아나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
었다고 한다. 즉 디지털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온라인
검색이 불가능하며, 각 제품 성격에 맞추어 오프라인 검색까
지 동원했어야 한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검색된 정보를 전달했지만, 정보원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 정보검색사는 무력감에 젖어든다. 공신력 있는 정
보원일지라도 믿을 수 없는 정보가 실려있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정보검색사는 정보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
하는 정보를 검색 가공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 정보검색사는 검색사는 다만 전달자 이며, 심부름센
터 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이 직업에 회의를 느낄때도 많다고
토로했다. 학술논문 정보검색을 주로 담당하는 인텔정보서비
스의 경우 물류시스템의 미흡한 여건을 한탄하며 한숨짓는
때가 많다.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다음, 적합한 논문이
발견되면 원본을 외국에 신청하게 된다. 우편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자료 도착시기는 분명하게 장담할 수 없는게 일반적
이다. 한 번은 요청한지 3달 만에 자료가 도착하는 바람에
인텔측에서 비용 전액을 지불한 낭패감을 맛본 적이 있다.
자료는 왔지만, 이미 버스는 떠나 무용지물이 됐던 것이다.
정보검색사가 소개되던 당시 메리트로 제기되던 것이 재
택근무였다. 이 때문에 상당히 많은 주부들이 교육과정에 등
록하면서 입문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런 조류를 따라
입문한 한 주부 정보검색사는 프리랜서로 정보검색에 종사하
려는 것이 실제로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급변하
는 정보환경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단순히 몇 시간 투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정보검색사도 프리랜
서로 뛰는 것을 포기하고 전문 정보검색사로 돌어섰다. 가정
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어 미안하지만, 남편이나 자식에게
떳떳한 사람 으로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이런 마음을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정보와의 전쟁에 매 달린다는 것이
다.
-인터네트가 전부는 아닌데-
기업간 경쟁에서 우선순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요소로
서 정보에 대한 인식이 점차 트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
업의 기밀정보를 외부에 의뢰해 검색토록 하는 문화가 정착
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 게다가 정보의 유료화에 대한 인
식 역시 미비한 실정이다.
정보란 여기저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동시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산재해 있는 정
보 속에서 과연 몇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이르는 비용을 지
불하면서 검색을 의뢰하는 것이 얼마만큼 효력을 발휘할 것
인지 의문이라는게 일반인의 견해다.
최근에는 여러 관련단체에서 인터네트를 기반으로 한 정
보검색사 인증이라는 이름의 자격증 시험들이 줄을 잇고 있
다. 그것도 아주 성황리에 시험이 치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정보검색사에 대한 이미지와 매력이
상한 가를 달리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들 자격증 시험이 일단 정보검색사라는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번
씩 정보검색사가 어떤 직업인지 물어오는 전화가 있을 정도
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정보검색사의 고민은 불어만 간다. 인
터네트를 정보검색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정보화 사회로 진일
보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면서도 인터네트가 정보 사냥의 유일
한 정보원인 것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인터네트 검색엔진을 잘 다룬다고 해서 정보검색사가 되
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외부에서 의뢰하는 정보를 검색하
는데는 상용 데이터베이스가 적중률이 높아 주로 이것을 이
용하는 편이죠. 또 정보검색사는 전문교육과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전문가입니다. 인터네트 관련 서적 몇권으로 해결되
는 것이 아니예요. 최근 정보검색사라는 용어가 난무하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전문적인 성격이 폄하되는 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한마디로 심부름센터로 전락하는 느낌이죠"
인포메이트 를 경영하는 정보검색사 이연휘 사장의 말이
다. 사실 이는 정보검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
리이기도 하다.
-정보 컨설턴트로 재도약-
90년대 초반부터 정보검색 업체가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
했다. 이제는 장미디어인터랙티브나 특허전문의 도원컨설팅,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메이트, 학술문헌이나 논문을
주로 검색하는 인텔정보서비스 등 줄잡아 10개에 이르고 있
다.
아직은 시장 진입기라는 점에서 큰 수익을 남기는 사업은
아니다. 정보검색업체의 핵심은 맨파워이고, 한 사람이 책임
질 수 있는 분량에는 자연히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지출 비
용이 경력 2년인 경우 2천5백만원 정도. 정보검색사라는 직
업으로는 그만이지만, 경영 측면에서는 수지맞는 장사가 아
니다. 때문에 이들 정보검색업체에서는 정보검색 이외에 공
공DB 구축이나 인터네트 서비스 분야로 사업 아이템을 확대
해가는 추세다.
인텔정보서비스는 학술논문을 제공하는 동시에 설문에 대
한 통계처리·분석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장미디어인터랙티
브는 인트라네트 구축도 담당하고 있다.
정보검색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는 명예퇴직자들이 제2
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분야로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실
제 현업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바탕된다면 이용자 구미에 적
합한 정보검색 및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정보검색업체 경영진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심사숙
고할 것을 당부하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정보검색이라는 업종을 소개한 넥서스컨
설팅이 인수되면서 업종을 전환한 사례는 시장이 아직 미성
숙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정보검색 분야만을 고집
해 왔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게 주효 해석이다.
특히 최근 각 기업체마다 정보검색을 담당하는 전담부서
를 신설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 지난 연말 삼성경제
연구소는 10명 정도를 신규사원으로 채용, 정보검색 부서를
신설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신문사나 방송국에서는 기존
조사자료실에 정보검색 업무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 정보검색업체에 종사하는 정보검색사들의 입
지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최근들어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기존 정보검색사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단순히 이용자의 요구에 맞추어 정보검색을 하는데서
벗어나 가공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요리사로 도약함으로써
일대 변신을 시도하려는 자성이다.
한 관계자는 정보컨설팅 역할을 하는 정보컨설턴트 라는
진일보한 개념으로 정보검색사가 자리잡지 않는다면 정보검
색사의 위치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꽃
이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우가 초래되느냐 하는 것은 현
재의 정보검색사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발 앞서 사회 흐름 읽는다-
힘겨운 정보검색에 종사하면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없
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힘을 불어넣으며 지
탱시켜주는 것은 정보검색에서 생기는 보람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검색사는 남보다 앞서 사회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게 정보검색사들이 꼽는 매력 1호. 정보에 대한 왕
성한 흡수력으로 사회 전분야를 꿰뚫는 통찰력을 가질 수 있
을뿐 아니라 남보다 먼저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제품
의 외국 선진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내에 도입하려는
것과 관련한 의뢰가 많기 때문에 신기술 동향과 시장동향에
신속할 수 있으며, 능동적인 정보참여가 가능하다.
"호주에 사는 교포가 북한생수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와 관련된 사전조사가 필요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없어 타기관에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죠. 몇달 이
후 신문을 보니 여기저기 생수 붐이 일고 있더라구요."
"한 업체에서 CT-2에 대한 정보검색을 문의해 왔습니다.
특히 영국은 CT-2사업이 실패했지만 프랑스와 홍콩은 성공
했다고 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달라는 것이었죠.
지금으로서는 CT-2에 대한 이해가 보편화됐지만, 당시로서
는 전혀 생소한 개념이었죠. 검색을 하면서 CT-2에 대한 전
반적인 사항뿐 아니라 기술사항, 업체간의 이권논쟁까지 속
속들이 알게 됐죠. 통신사업이 전면적으로 사회의 중심축으
로 부상하면서 개인적으로 이 부분의 반전문가라는 생각에,
그리고 시장 추이를 예측할 수 있어 재미있어요."
정보검색사들이 보람을 느낀 경험담이다.
또 논문을 검색하며 지방자치 재원 확보 방안이나 CALS
구축이라는 것에 학계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도 최근
알게 된 뉴스다. 정보검색사들에 의해 비리업체들이 구속되
는 사건까지 있었다. 방송사측에서 수입화장품인 샤샤리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 것.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척결하는데
일조할 수 있었다며 자부심에 젖기도 했다.
한편 특허를 둘러싼 기업간 분쟁이 심화되면서 기술특허
와 관련된 정보검색 전문업체들도 성업중이다.
"예전에는 특허같은 전문분야라면 거의 외국으로 의뢰하
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여기에 드는 비용이 1천만원에 이릅
니다. 같은 데이터베이스와 검색방법을 사용하면서 동일한
효과가 나온다면 굳이 외국으로 의뢰하면서까지 외화를 낭비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는 외화유출을
막는 셈이죠."
특허전문 검색업체인 도원컨설팅 김수천 사장은 국가경제
에도 일익을 하는 것 아니냐며 으쓱해 했다. 특히 해외에서
도 국내 특허출원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외화획득까지도 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개발 선행돼야-
정보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은 정보의 내용에 따라 천차만
별이다. 의뢰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어느 정도인지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업체에서는 1주일 정도 유럽출장을 다녀와 작
성한 보고서보다 정보검색사가 하루만에 검색한 결과가 충실
하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또 15명 직원이 1주일 걸려도
찾을 수 없던 것이 정보검색사의 손에 넘어오면 겨우 15분만
에 정답이 나올 때도 있다.
제공해준 정보가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말 한마디,
조그만 성의표시가 있을 때면 정보검색사의 피로는 가시고
기분은 하늘을 난다. 미혼여성 정보검색사에게 차마 말로는
하지 못하겠다며 팩스를 보냈는데, 그 내용인즉 콘돔에 사용
되는 고무의 재질에 대한 조사였다는 등 웃지 못할 에피소드
도 정보검색사들의 이야기 보따리중 일부다.
정보검색사는 미개척분야로서 전문가가 많지 않은 실정이
다. 얼마만큼 투자를 하고 실력을 나타내느냐에 따라 전문가
로서 확고한 위치를 수립하는 동시에 개척이라는 매력을 만
끽할 수 있다. 또 정보검색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
는 조력가로서 많은 보람을 쌓아갈 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 사항에서 정보검색사는 확실히 매력적인,
탐나는 직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뒤로 가려진 고뇌를 간과
한채 장미빛 환상으로 붉게 채색해서는 안된다. 그런 화려한
모습을 갖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부단한
자기개발 노력이 선행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목 : [집중탐구] 의사결정 지원하는 조력가
정보검색사의 세계
"의사결정 지원하는 조력가 정보검색사의 세계"
- 화려하고 매력있는 직업 인식 뒤에
가려진 고뇌도 만만찮아
정보 가치가 급부상하는 것에 비례해 정보검색사의 주가
역시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고소득, 재택근무라는 매력 때문
에 누구나 선호하는 직업 1순위로 랭크돼 있다. 그러나 겉으
로 보이는 정보검색사의 화려함 이면에는 끈질긴 노력과 자
기연마라는 힘겨움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야누스
적 모습의 정보검색사 세계를 파헤쳐본다.
기업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기. 치열함 속에서 살아남기 위
해서는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동시에 번뜩이
는 아이디어로 신규아이템을 찾는 것이 해법이다.
여기서 핵심 관건은 정보력. 얼마만큼 따끈따끈한 정보이
고 냉철한 시장 판단력을 갖춘 정확한 정보인지가 기업생존
을 가늠하는 척도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정보를 손에 쥐고
흔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보검색사가 그들이다.
하루일과 바쁘다 바뻐
정보검색사 H씨.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커텐을 열어젖힌다. 간단
한 아침식사와 커피 한 잔, 그리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신
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가 보는 신문은 줄잡아 10
개. 국내 종합 일간지는 물론 전문지와 영자신문까지 두루
섭렵한다. 정보라면 어떤 종류이건 가리지 않고 섭취해야 한
다는게 그동안 터득해온 진리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가리켜
정보킬러 라 부른다.
8시 30분. 사무실에 도착해 컴퓨터를 부팅시킨다. 컴퓨서
브, MCI 등에 접속해 전자메일을 체크하고 답변을 보낸다.
이후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루 일과를 체크해 본다.
방문객은 없는지, 방문하기로 약속한 곳은 없는지 알아보고
확인전화를 건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시장조사 프로젝트와 관련,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최종적으로 몇가지를 확인하고는 전자메일로 답
변을 보냈다. 한 의뢰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 5년간
정보산업 분야의 발전상황을 조사해 달라고 문의한 사항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돼 있는지 혹시나 하는 전화였다.
고객에게 오늘 저녁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안심시키는 한편
데이터베이스로 접근해 들어갔다.
점심시간. 비즈니스 위크와 타임지, 뉴스위크를 읽으며 점
심식사를 한다. 다음 주 동호회 세미나에서 발표할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정보 검색사에 대한 강
연이다.
나른해지는 오후시간. 이맘때면 그는 상용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최근 업데이트된 내용을 조사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뭔가 새로운 것을 접하다 보면 졸음도 달아나기 때문이다.
절친한 고객으로부터 급히 방문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촌각
을 다투는 사내 극비 프로젝트라며 인공 감미료에 대한 자료
를 검색해 달라는 것이다. 사무실로 돌아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이후 메일로 전송했다.
저녁 퇴근시간이다. 우선 정보산업 관련 자료를 정리해
발송했다. 그러나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일단 의뢰사
항을 분석하고 각각에 대한 접근방법, 검색식들을 작성한다.
복잡한 프로젝트일수록 차근차근 매듭을 풀어나가야 한다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이것이 H씨의 검색비결인지도 모른다.
저녁식사도 잊은채 일에 몰두했다.
집에 돌아온 것이 10시. 늦은 식사를 하고는 컴퓨터에 접
속했다. 인터네트와 상용데이터베이스를 번갈아 검색하면서
늦은 시간에 접속할 경우 요금 할인 정책이라는게 다행이라
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자정이 넘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
었다. 오늘 계획한 것은 거의 했지만, 마지막 프로젝트 하나
는 눈꺼풀이 무겁게 짓눌러 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 오
늘 일은 내일로 미루지 않는게 그의 신조지만, 어쩔 수 없이
내일로 제쳐두었다.
정보검색은 자기와의 전쟁. 이상은 일반적 정보검색사의
하루다.
정보검색사는 잡지와 책, 신문같은 정보공급원을 흡수하
고, 의뢰사항을 접수하며 인터네트와 데이터베이스를 샅샅이
뒤지느라 하루를 보낸다. 화려하게 보이는 정보검색사도 실
제는 이런 힘겨운 일의 반복인 것이다. 정보검색을 의뢰하기
위해 직접 방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화를 통하는 것이 대
부분이다. 전화로 인터뷰하면서 이미 정보검색사의 손은 키
보드 앞에 놓여 있다. 질문에 적합한 데이터베이스 명령어를
키보드에 두드리며 검색에 들어가는 것이다. 정보검색사라면
실제로 검색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화 과정에서 도출할 수 있
는 결과 형태를 생각하고, 검색 플로우차트가 머리 속에 그
려져야 한다. 상대방과 의견을 교류하면서 검색에 들어가야
후에 다시 전화하며 질문 내용을 번복하는 번거로움을 최소
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검색사는 신속한 기업 의사결정을 지원해 주는 후원
자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말하는 이상으로 숨겨진 의미
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혹자는 정보검색사를 영업
맨에 비유하기도 한다. 제품을 구입하도록 장황한 설명을 하
기이전에 구매하려는 사람의 욕구를 주의깊게 듣는 자세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영업맨이라면 고객의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
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성공적인 영업을 하려면 일단 상
대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수. 정보검색사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그 분야에 대한 기본적
인 이해가 밑바탕돼야 한다. 물론 정보검색사가 모든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는 전문가일 수는 없다. 특히 그것이 깊이
있는 정보를 요하거나, 신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방향을 설정
하는 것 자체도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정보검색사라면 어떤 분야에서건 반전문가는 돼야
한다. 일단 프로젝트가 떨어지면 정보검색사들은 관련된 자
료를 모두 수집하고, 정답을 가려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전
문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연히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례로, 고무산업에 진출하고 싶어 시장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담당하는 업체와 관련자, 회의 및 세미나
자료, 국내외 시장 동향, 국내 수출입 현황, 발전도, 기술적인
진척도, 국내외 기술격차와 해결방안 등 전분야에 대한 정보
를 수집하면서 나름대로 공부하는 선행작업이 없다면 단지
수박 겉핥기 밖에는 되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검색기술과
데이터베이스가 나날이 소개되고 있고, 검색에 필요한 스킬
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또 정보검색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전반의 흐름에 대해서
는 누구보다 박식한 전문가여야 한다. 정체 라는 단어는 정
보검색사에게는 그야말로 쥐약인 셈이다.
이처럼 새로운 지식을 추가하면서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발전이 수반돼야 하는 직업이 정보검색사다. 정보검색은 다
름아닌 자기와의 전쟁 인 것이다. 원하는 정보를 어느 기간
까지 검색해 결과를 알려 주겠다는 것은 고객과의 약속이지
만, 일단 이것을 수행하는 전체 과정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
임이다.
때문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공부 일 수밖에 없고,
대부분 하루 일과가 국내외 뉴스를 검색하거나 신문을 보는
데서 시작된다. 신문 숫자만도 굉장하다. 적으면 7개, 많게는
15개까지 신문을 탐독한다.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정도. 프로
젝트때문에 바쁠 경우에는 식사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읽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러 자가 운전 대신에 지하철을 이용하
는 검색사도 있다. 그의 의견을 빌리자면, 지하철은 그에게
있어 마음놓고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로서 한몫 톡
톡히 한다는 것이다.
"정보검색사는 한마디로 탈렌트여야 합니다. 정보 의뢰는
어떤 정해진 분야, 자신있는 분야로 국한해서 들어오는게 아
니니까요. 때문에 다방면에 대한 기본 지식은 필수죠. 비록
의뢰를 받을 때는 미비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검색을
끝내고 결과물을 제시할 때는 의뢰한 사람을 리드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로 변해 있어야 합니다." 장미디어인터랙티브
박미란씨의 말이다.
-단순 정보전달자 취급땐 후회도-
정보검색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정해진 시
한까지 요구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여러 방면에서 검색식을 입력해
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 잠을 자며 꿈속에서조차 프로젝트
를 걱정하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결국 며칠 밤낮을 투자하며
정보검색에 매달렸지만, 도출된 결과물은 투자에 비해 형편
없다. 이처럼 답안이 제시되지 않거나, 보고 내용이 소량일
경우 기분은 참담하다고 한 검색사는 토로했다.
"작년 여름 이구아나를 수입하려는 업체가 있었죠. 그래
서 수입처를 알려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조사해본 결과
이구아나는 천연기념동물로 지정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데이터베이스에 불법으로 규정된 대량유통 방법이 나와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한 정보검색사의 경험담이다.
결국 원하던 정보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한두달
가량이 지난 이후 남대문에 이구아나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
었다고 한다. 즉 디지털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온라인
검색이 불가능하며, 각 제품 성격에 맞추어 오프라인 검색까
지 동원했어야 한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검색된 정보를 전달했지만, 정보원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 정보검색사는 무력감에 젖어든다. 공신력 있는 정
보원일지라도 믿을 수 없는 정보가 실려있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정보검색사는 정보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
하는 정보를 검색 가공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 정보검색사는 검색사는 다만 전달자 이며, 심부름센
터 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이 직업에 회의를 느낄때도 많다고
토로했다. 학술논문 정보검색을 주로 담당하는 인텔정보서비
스의 경우 물류시스템의 미흡한 여건을 한탄하며 한숨짓는
때가 많다.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다음, 적합한 논문이
발견되면 원본을 외국에 신청하게 된다. 우편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자료 도착시기는 분명하게 장담할 수 없는게 일반적
이다. 한 번은 요청한지 3달 만에 자료가 도착하는 바람에
인텔측에서 비용 전액을 지불한 낭패감을 맛본 적이 있다.
자료는 왔지만, 이미 버스는 떠나 무용지물이 됐던 것이다.
정보검색사가 소개되던 당시 메리트로 제기되던 것이 재
택근무였다. 이 때문에 상당히 많은 주부들이 교육과정에 등
록하면서 입문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런 조류를 따라
입문한 한 주부 정보검색사는 프리랜서로 정보검색에 종사하
려는 것이 실제로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급변하
는 정보환경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단순히 몇 시간 투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정보검색사도 프리랜
서로 뛰는 것을 포기하고 전문 정보검색사로 돌어섰다. 가정
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어 미안하지만, 남편이나 자식에게
떳떳한 사람 으로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이런 마음을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정보와의 전쟁에 매 달린다는 것이
다.
-인터네트가 전부는 아닌데-
기업간 경쟁에서 우선순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요소로
서 정보에 대한 인식이 점차 트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
업의 기밀정보를 외부에 의뢰해 검색토록 하는 문화가 정착
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 게다가 정보의 유료화에 대한 인
식 역시 미비한 실정이다.
정보란 여기저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동시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산재해 있는 정
보 속에서 과연 몇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이르는 비용을 지
불하면서 검색을 의뢰하는 것이 얼마만큼 효력을 발휘할 것
인지 의문이라는게 일반인의 견해다.
최근에는 여러 관련단체에서 인터네트를 기반으로 한 정
보검색사 인증이라는 이름의 자격증 시험들이 줄을 잇고 있
다. 그것도 아주 성황리에 시험이 치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정보검색사에 대한 이미지와 매력이
상한 가를 달리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들 자격증 시험이 일단 정보검색사라는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번
씩 정보검색사가 어떤 직업인지 물어오는 전화가 있을 정도
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정보검색사의 고민은 불어만 간다. 인
터네트를 정보검색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정보화 사회로 진일
보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면서도 인터네트가 정보 사냥의 유일
한 정보원인 것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인터네트 검색엔진을 잘 다룬다고 해서 정보검색사가 되
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외부에서 의뢰하는 정보를 검색하
는데는 상용 데이터베이스가 적중률이 높아 주로 이것을 이
용하는 편이죠. 또 정보검색사는 전문교육과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전문가입니다. 인터네트 관련 서적 몇권으로 해결되
는 것이 아니예요. 최근 정보검색사라는 용어가 난무하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전문적인 성격이 폄하되는 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한마디로 심부름센터로 전락하는 느낌이죠"
인포메이트 를 경영하는 정보검색사 이연휘 사장의 말이
다. 사실 이는 정보검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
리이기도 하다.
-정보 컨설턴트로 재도약-
90년대 초반부터 정보검색 업체가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
했다. 이제는 장미디어인터랙티브나 특허전문의 도원컨설팅,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메이트, 학술문헌이나 논문을
주로 검색하는 인텔정보서비스 등 줄잡아 10개에 이르고 있
다.
아직은 시장 진입기라는 점에서 큰 수익을 남기는 사업은
아니다. 정보검색업체의 핵심은 맨파워이고, 한 사람이 책임
질 수 있는 분량에는 자연히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지출 비
용이 경력 2년인 경우 2천5백만원 정도. 정보검색사라는 직
업으로는 그만이지만, 경영 측면에서는 수지맞는 장사가 아
니다. 때문에 이들 정보검색업체에서는 정보검색 이외에 공
공DB 구축이나 인터네트 서비스 분야로 사업 아이템을 확대
해가는 추세다.
인텔정보서비스는 학술논문을 제공하는 동시에 설문에 대
한 통계처리·분석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장미디어인터랙티
브는 인트라네트 구축도 담당하고 있다.
정보검색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는 명예퇴직자들이 제2
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분야로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실
제 현업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바탕된다면 이용자 구미에 적
합한 정보검색 및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정보검색업체 경영진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심사숙
고할 것을 당부하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정보검색이라는 업종을 소개한 넥서스컨
설팅이 인수되면서 업종을 전환한 사례는 시장이 아직 미성
숙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정보검색 분야만을 고집
해 왔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게 주효 해석이다.
특히 최근 각 기업체마다 정보검색을 담당하는 전담부서
를 신설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 지난 연말 삼성경제
연구소는 10명 정도를 신규사원으로 채용, 정보검색 부서를
신설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신문사나 방송국에서는 기존
조사자료실에 정보검색 업무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 정보검색업체에 종사하는 정보검색사들의 입
지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최근들어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기존 정보검색사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단순히 이용자의 요구에 맞추어 정보검색을 하는데서
벗어나 가공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요리사로 도약함으로써
일대 변신을 시도하려는 자성이다.
한 관계자는 정보컨설팅 역할을 하는 정보컨설턴트 라는
진일보한 개념으로 정보검색사가 자리잡지 않는다면 정보검
색사의 위치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꽃
이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우가 초래되느냐 하는 것은 현
재의 정보검색사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발 앞서 사회 흐름 읽는다-
힘겨운 정보검색에 종사하면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없
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힘을 불어넣으며 지
탱시켜주는 것은 정보검색에서 생기는 보람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검색사는 남보다 앞서 사회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게 정보검색사들이 꼽는 매력 1호. 정보에 대한 왕
성한 흡수력으로 사회 전분야를 꿰뚫는 통찰력을 가질 수 있
을뿐 아니라 남보다 먼저 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제품
의 외국 선진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내에 도입하려는
것과 관련한 의뢰가 많기 때문에 신기술 동향과 시장동향에
신속할 수 있으며, 능동적인 정보참여가 가능하다.
"호주에 사는 교포가 북한생수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와 관련된 사전조사가 필요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없어 타기관에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죠. 몇달 이
후 신문을 보니 여기저기 생수 붐이 일고 있더라구요."
"한 업체에서 CT-2에 대한 정보검색을 문의해 왔습니다.
특히 영국은 CT-2사업이 실패했지만 프랑스와 홍콩은 성공
했다고 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달라는 것이었죠.
지금으로서는 CT-2에 대한 이해가 보편화됐지만, 당시로서
는 전혀 생소한 개념이었죠. 검색을 하면서 CT-2에 대한 전
반적인 사항뿐 아니라 기술사항, 업체간의 이권논쟁까지 속
속들이 알게 됐죠. 통신사업이 전면적으로 사회의 중심축으
로 부상하면서 개인적으로 이 부분의 반전문가라는 생각에,
그리고 시장 추이를 예측할 수 있어 재미있어요."
정보검색사들이 보람을 느낀 경험담이다.
또 논문을 검색하며 지방자치 재원 확보 방안이나 CALS
구축이라는 것에 학계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도 최근
알게 된 뉴스다. 정보검색사들에 의해 비리업체들이 구속되
는 사건까지 있었다. 방송사측에서 수입화장품인 샤샤리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 것.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척결하는데
일조할 수 있었다며 자부심에 젖기도 했다.
한편 특허를 둘러싼 기업간 분쟁이 심화되면서 기술특허
와 관련된 정보검색 전문업체들도 성업중이다.
"예전에는 특허같은 전문분야라면 거의 외국으로 의뢰하
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여기에 드는 비용이 1천만원에 이릅
니다. 같은 데이터베이스와 검색방법을 사용하면서 동일한
효과가 나온다면 굳이 외국으로 의뢰하면서까지 외화를 낭비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는 외화유출을
막는 셈이죠."
특허전문 검색업체인 도원컨설팅 김수천 사장은 국가경제
에도 일익을 하는 것 아니냐며 으쓱해 했다. 특히 해외에서
도 국내 특허출원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외화획득까지도 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개발 선행돼야-
정보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은 정보의 내용에 따라 천차만
별이다. 의뢰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어느 정도인지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업체에서는 1주일 정도 유럽출장을 다녀와 작
성한 보고서보다 정보검색사가 하루만에 검색한 결과가 충실
하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또 15명 직원이 1주일 걸려도
찾을 수 없던 것이 정보검색사의 손에 넘어오면 겨우 15분만
에 정답이 나올 때도 있다.
제공해준 정보가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말 한마디,
조그만 성의표시가 있을 때면 정보검색사의 피로는 가시고
기분은 하늘을 난다. 미혼여성 정보검색사에게 차마 말로는
하지 못하겠다며 팩스를 보냈는데, 그 내용인즉 콘돔에 사용
되는 고무의 재질에 대한 조사였다는 등 웃지 못할 에피소드
도 정보검색사들의 이야기 보따리중 일부다.
정보검색사는 미개척분야로서 전문가가 많지 않은 실정이
다. 얼마만큼 투자를 하고 실력을 나타내느냐에 따라 전문가
로서 확고한 위치를 수립하는 동시에 개척이라는 매력을 만
끽할 수 있다. 또 정보검색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
는 조력가로서 많은 보람을 쌓아갈 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 사항에서 정보검색사는 확실히 매력적인,
탐나는 직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뒤로 가려진 고뇌를 간과
한채 장미빛 환상으로 붉게 채색해서는 안된다. 그런 화려한
모습을 갖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부단한
자기개발 노력이 선행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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