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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巖
어떠한 일이 있어도 꿈과 용기를 잃지 말자! 그래, 네 꿈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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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5. 12. 00:35 내발자국[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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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글/터] � � ��
���������������� 죽.은.공.주 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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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병에 대한 소고


언제부턴가 김자옥이 나오는 코미디 프로가 최고의 인기를 끌기 시작했
다. 내가 잠시 몸담고 있었던 회사의 사원들 사이에서도, 우리 집에 가끔
놀러오는 국민학생 사촌 조카와의 얘기에서도 김자옥은 화제와 농담의 주
인공이다.

"그거 봤어? 김자옥 나오는 거. 너무 웃겨, 그치?" 사실 내가 그 프로를
본 것은 지난주 저녁무렵 딱 한 번 뿐이다. 그러나 그 얘기는 오래 전부
터 들었고, 김자옥이 공주병의 화신으로 나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우연히 TV에서 그 프로를 접하게 된 나는 지나치게 웃음을 자아내려하는
데에 약간 실망은 했지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공주병을 소재로
한 코미디 프로가 나오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공주병이란 말을 들을 정도
로 우리는 공주병이란 말을 많이 접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주병이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사회학에서 나옴직한 이야기로써,

요즘 자식을 하나 낳거나, 많아야 둘을 낳아 기르고 있다. 거기다 경제
적 상황도 좋아지다보니 자식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 등 왜곡된 사
랑을 과다하게 쏟아붓고 있다. 자신이 받지 못하고 누리지 못한 것에 대
한 한풀이라도 하려는 듯이 결국 그러한 사랑은 자식들로 하여금 '세상에
서 네가 최고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이러한 인식은 집안에서 최고인
이네들이 밖에 나와서도 자신이 최고이며 자신의 고집대로 되지 않는것
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는 곧 이들에게 사회란 남과 더
불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을 채울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채,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가득 채워버리게 만든다.

특히 70년대 중반이후에 출생한 세대에서부터 이런 현상이 시작돼, 세
대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에 대해 부모가 보여준
관심과 사랑 그대로 사회속에서도 그러한 관심과 사랑을 그대로 누리고
싶은 유아독존적 사고방식이 낳은 사회현상이 공주병 왕자병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것은 아닌지.


죽은 공주의 사회

공주, 왕자! 이말들에 대해서 사회학적이 아닌 우리가 쉽게 피부로 와닿
을 수 있는 얘기들로 풀어보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사회학을 전공한
사회학자가 아니기 때문이고 그뿐아니라 그렇게 하다간 다섯줄도 못 쓸테
니까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 앞에서 두드러져 보이고 (튀고) 싶어한
다. 특히 그러한 것은 청소년기의 영웅심리로 대변되어 왔다. 최근들어
그것은 공주병이니 왕자병이니 하는 말로, 자신이 잘난 줄 착각하는 사람
들에게 붙여주는 유행어로 변했지만. 요즘같이 모두들 제 잘난 맛에 사는
세상에 딱 잘 어울리는 말인지도 모른다.

요즘 튀어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이성이건 동성이건 타인의 시선을 끌
려면, 우선 예쁘고 늘씬하고 잘 나가는 메이커를 입고 두르고.....그리고
튀는 패션에 형형색색의 헤어스타일을 한다.

그리고 매스미디어들과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어떻게 하면 튈
수 있는지. 그리고 튀는 것만이 '사는 길'이라고 우리에게 세뇌를 시킨
다. 그 튀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종류도 다양한 미인대회 - 전에는 미
스코리아대회 하나뿐이었는데 요즘은 슈퍼모델, 슈퍼 탈랜트등 - 가 수퍼
라는 말까지 넣어가며 바람넣기에 여념이 없다.

우선 외모로 어필을! 그렇게 하여 남의 시선을 끌며 모든 사람이 자신에
게 관심이 있는양, 모든 남자는 자신을 좋아하는양...... 우선 외모로 눈
길을 끌어야 하는 세대니까.

외모지상주의가 아닐까. 싸가지 없는 건 참아도 못 생긴 건 참을 수 없다
는 말이 나올 정도니......

그러나 외모를 가꾸고 튀어보이고 하는 것이 나쁜건 분명 아니다. 인간은
미를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고, 어떤이는 이것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단 우려되는 것은 외모가 모든 것을 대변하
는 양 되어버린 것이다. 얼굴이 예쁘고 잘생기면 공주고 왕자가 되어 모
든 것을 다 잘하는 소위 잘난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진실된 성찰이 없고 단지 시선이 이끌리고 감정이 이끄는대로 판단내려져
버리는 세태가 우려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허무한 껍데기의 본능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
는 죽은 공주의 사회일지 모른다. 허영이 하나의 미덕이 되고 겸손함을
잃어버린 자신감이 하나의 '자랑'이 되는 사회. 그속에서 우리는 이런 사
회의 딜레마가 구체화시킨 '공주'를 만난다.

그러나 난 솔직히 이런 사회를 비판만은 하고싶지 않다.


나도 공주다!

난 하루에도 여러번씩 "공주"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게 악의없고 지나치
게 비꼬는 말투가 아니라면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같이 웃고 떠들며 스
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얘깃꺼리로써 말이다. 그에 대해 농담을
주고 받으며 공주병, 공주암(공주병이 악화되면 불치의 암이 된다나), 직
업병(자기 직업이 공주인지 안다나), 미지공(미친X, 지가 공준지 알아),
니지공(지쳤다 니가 공주해라)..... 여러 재미있는 말들도 지어낸다.

우리는 모두 가슴 속에 공주와 왕자를 키운다. 적어도 자신에 대해서만은
공주고 왕자인 것이다. 이것이 나쁘냐고?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자신
을 되돌아보며, 난 진정 나 자신의 공주이며 왕자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떳떳한 공주와 왕자가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공주이며 왕자이다.


* 글쓴이 박소연님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현재 취업준비중인 수험생이며
짬짬이 하이프레스에 글을 기고하시는 초보 통신프리랜서이다.

%%% 아니면 IUG 모두가 공주던가 왕자던가고...

posted by 松巖